지적자본론, 마스다무네아키

2017-10-02·book

저번 주에 카페에서 산 커피 원두가 부엌에 놓여있다. 풍미가 없어지기 전에 다 마시지 못할걸 왜 샀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정말 나는 커피를 원해서 샀을까? 사실 중요한 건 단순 커피가 아닐지도 모른다. 그저 그렇게 지나가다 커피 원두쯤을 사는 사람이 되고 싶었거나 그저 집에서 커피 한잔 마실 여유를 누리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꼭 필요해서만 사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때와 소비할 때의 태도의 간극이 생기곤 한다. 생산자 입장에서 '사용자 관점'은 단어만 쉬울 뿐 진정으로 이해하고, 실천하기 쉽지 않다. 주말마다 교회에 나가 신앙을 고백하는 신자처럼, 메이커에게는 '사용자 관점'을 반복적으로 생각하고, 철처하게 반성하며, 실천할 필요가 있다.

저자는 기존의 서점을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해주는' 장소로 혁신했다. 판매자 입장에서 상품을 나열하고 판매하는 것을 넘어, 사용자에게 가치들을 제안하고자 했다. 그렇게 만들어 곳이 바로 츠타야 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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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https://publishingperspectives.com/2017/01/japan-tsutaya-book-cafe-taiwan/)

소비자 입장에서 나는 무엇을 소비하는가? 그렇다면 생산자 입장에서는 어떠한 고민을 하고 실천해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시간을 갖게 해 준 책이다. 웹사이트를 만들어서 무언가 해보려다, 흘러 흘러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전달해야 하며, 왜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생각도 잦아졌다. '지적 자본론'이라는 단어를 몇 번 들었기도 하고 책이 아담하게 생겨서 출퇴근길에 읽으려고 구매했는데 아주 재미있게 읽었다.

‘우리는 제품이 아닌 “혁신”을 판다.’(슬랙 CEO가 제품 출시전 직원들에게 보낸 편지) ‘사용자 중심’, ‘가치의 제안’ 등의 말들이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온다. 결국 혁신이라는 것은 가치를 제안하여 사용자의 열렬한 선택을 받는 것이라는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를 다시한번 곱씹는 시간이 되었다.

갈무리

  • 기획의 가치란 '그 기획이 고객 가치를 높일 수 있는가?'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 '제안 능력'이 있어야 한다. 플랫폼은 수없이 많이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들은 단순히 '선택하는 장소'일뿐, 플랫폼에서 실제로 선택을 수행하는 사람은 고객이다. 그렇다면, 플랫폼이 다음으로 고객이 인정해줄 만한 것은 '선택하는 기술'아닐까. 각각의 고객에게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상품을 찾아주고, 선택해주고, 제안해주는 사람. 그것이 서드 스테이지에서는 매우 중요한 고객 가치를 낳을 수 있으며 경쟁에서 우위를 설 수 있게 해 주는 자원이다.
  • (...) '자본'이 당연히 중요하다. 충분한 상품과 플랫폼을 만들려면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소비 사회가 변하면 기업의 기반도 바뀌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그것만으로는 '제안'을 창출해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앞으로 필요한 것은 '지적자본'이다.
  • 비즈니스 세계에 몸을 둔 사람은 아웃사이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업계 흐름의 외부에 존재하는 일반 고객의 입장에 서서 자신들이 하는 일을 바라보는 관점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 그곳에서는 사원들이 병렬 관계에 놓여 있기 때문에, 모든 조직원이 '상사-부하'관계가 아니라 기본적으로 '동료'다. 다 동료이기 때문에 동일한 위치에서 같은 방향을 바라본다. 그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당연히 고객이다.
  • 자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좋아한 느 일을 할 수 있는 자유. 그것을 얻으려면 신용이 필요하다. 약속을 지키고 감사를 잊지 않는 인간으로서 신용을 얻어야,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야, 인간은 비로소 자유를 손에 넣을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