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하기 가장 어려운 것

김영하의 "보다"를 읽고

거의 처음으로 에세이를 사서 읽었다. 독서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확장한다고 하는데, 그러한 관점에서 소설보다는 직설적인 에세이가 나에게 더 편하다는 것을 느꼈다.

'연기하기 가장 어려운 것'이라는 제목의 글의 내용이 가장 흥미로웠다. 가장 연기하기 어려운 것은 다름 아닌 나 자신이라고 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이 되려는 욕망, 다른 사람인 척하려는 욕망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것을 연극적 본성 혹은 자아라고 말한다. 어렸을 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역할 놀이을 한 경험이 모두들 있을 것이다. 상황에 따라, 만나는 사람에 따라 다른 자아를 꺼내 연기하는 자신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여러 자아를 연극하는 나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연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매우 공감했다. 조금 오버하면, 나의 직업이 연기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나는 여러 자아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불변하는 자기 자신을 찾는 데 집착하기보다 다양한 자아를 연기하는 특성을 이해하고 잘 다룬다면 큰 이점이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에게 요구되는 역할에 대해 연극하는 것은 그 역할을 잘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본질 없이 그럴듯하게 꾸며내는 것을 경계한다면, 연극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흉내 내는 것과 역할에 몰입하는 것은 구별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Buy Me A Coffee